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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7 베타 1’ 써보니...단순함속에 화려함 담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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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py 2013. 6. 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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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DC 2013 키노트 현장에서 발표를 듣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iOS7 베타는 그날 밤에 설치했지만, 여러 사정과 게으름 덕에 인제야 블로그에 몇 자 끼적여 본다. 



포장의 단순함


iOS7은 사용자 환경과 경험을 완벽히 새롭게 만든 탓인지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다. 아무리 맛있는 밥도 계속 먹으면 질리기 마련이듯, 이미 6년이나 된 iOS는 사용자에게 정말 익숙해진 상태다. 그런데 주방장을 바꾸고 상다리만 제외한 모든 부분을 새롭게 만들어 내놓으니,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엔 충분했나 보다. 상당히 불안정함을 안고 있는 첫 번째 베타판임에도 설치했다는 이야기가 SNS에 쏙쏙 올라온다. 


눈으로만 보기에 iOS7은 확실히 깔끔해 보인다. 지금껏 iOS 디자인 이야기를 하면 빠지지 않는 부분이 스큐어모픽 디자인이다. 패스북에서 카드가 잘리는 모습이나 카지노를 옮겨 놓은 게임 센터 등 현실을 반영한 듯한 스큐어모픽 디자인은 iOS에 색다른 매력을 제공했음은 분명하다. 


이런 요소를 iOS7의 새로운 수장이 된 ‘조니 아이브’는 하나도 남김없이 걷어내도 한층 디지털스러운 사용자 환경으로 바꿔 놓았다. 가장 큰 특징은 단순함이다. 이는 잠금화면만 봐도 쉽게 느낄 수 있다. 텍스트로만 이루어진 잠금화면의 간결함은 iOS6과 나란히 놓고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 좌 아이폰5에 설치한 iOS7, 우 아이폰4S에서 설치한 iOS6



잠금화면을 지나 홈화면으로 들어가 보자. 앱 아이콘이 달라진 걸 볼 수 있다. 반사와 깊이를 지니고 있던 아이콘이 밋밋해졌다. 게다가 색상은 알록달록하다.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어떻게 보면 촌스러워 보이기도 하지만, 단순히 그렇게 말하기엔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사실 평소 ‘남자는 핑크(pink)다’를 외치는 나로선 iOS7의 앱 아이콘을 거부할 수가 없었다. 행사장에서 iOS7의 홈화면이 나오는 순간 이미 마음을 줘버렸다.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iOS7이 정말 화사해 보인다



기본 앱들을 실행해 보면 알 수 있는 디자인 요소는 흰색, 라인, 텍스트다. 앱의 배경은 모두 새하얗다. 물론 기존에도 앱들은 하얀색을 대부분 사용해 왔지만, iOS7에서는 순백의 눈에 햇살이 비치듯 그야말로 새하얗다. 사용하고 있을 땐 몰랐지만, iOS6와 비교하니 다소 부담스러울 지경이다. 이런 탓에 iOS7은 흰색 아이폰에 더 잘 어울린다. WWDC 2013 키노트에서도 흰색 아이폰에 설치된 모습을 보여줬는데, 지금 검은색 아이폰과 비교해봐도 역시 흰색 아이폰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또 하나 모든 앱은 버튼이 사라지고 선과 글자로 모든 구성 요소를 이루고 있다. 글자도 선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화면에서 보이는 것은 선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라인의 두께는 기존보다 한층 얇아졌다. 이런 요소들이 어우러져 간소하면서도 깔끔한 모습을 만들어 낸다. 


사실 버튼을 없앴다는 점은 커다란 모험이다. 사용자는 버튼이 없어지다 보니 무엇을 터치해야 할지 직관적으로 알기 어려워졌다. 물론 글자에 색상을 부여함으로써 터치 영역을 표현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론 다소 부족해 보인다. 이런 손해가 있음을 몰랐을 리는 없을 터. 애플 디자인팀은 이를 경험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여기고 과감히 버튼을 포기한 것으로 여겨진다. 라인으로 이루어진 화면에 버튼이 박혀 있다고 생각해보니 다소 끔찍하긴 하다.



그 이면의 화려함


iOS7의 디자인이 단순해질 것이란 건 이미 루머로 유출된 부분이다. 만약 여기서 그쳤다면, 다소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니 아이브는 자신의 명성에 걸맞게 그 이상을 담아냈다. 단순히 스크린샷으로만 보이는 단순함 그 이면에는 직접 사용해봐야 할 수 있는 화려함을 품고 있다. 


먼저 잠금화면이나 홈화면을 보자. 아이폰을 이리저리 움직여 화면을 보고 있으면 미세하게 배경 이미지가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가속계(accelermeter)를 사용해 앱 레이어와 배경 레이어를 각각 반응하게끔 하여 3차원으로 느껴지게끔 한 것이다. 아이콘의 평면적인 밋밋함을 레이어와 가속계를 활용해 입체적으로 담아냈다. 그 덕에 화면은 한결 심도가 있을 뿐만 아니라 화려해 보이기까지 한다. 여기에 새롭게 추가된 동적인 배경 화면을 적용하면, 이런 화려함은 한층 더해진다. 겉모습의 단순함 그 이면에는 철저하게 계산된 화려함이 숨어 있는 셈이다. 



 위 이미지를 자세히 보면 앱 아이콘의 위치가 미세하게 다르다. 이처럼 iOS7에서는 아이폰의 위치에 따라 배경 이미지가 미세하게 움직인다



이와 함께 iOS7을 더욱 세련되게 만들어 주는 요소로 ‘반투명’을 꼽을 수 있다. 알림센터, 콘트롤 센터 등 앱 레이어 위에 사용되는 레이어는 반투명을 이용한다. 반투명은 재미난 효과를 발휘한다. 그 아래 화면이 무엇이냐에 따라 반투명에 투영되는 색상은 달라지고, 이를 화사하게 포장해서 보여준다. 가장 확실하게 이런 부분을 보여주는 것이 콘트롤 센터다. 





콘트롤 센터의 메뉴 자체는 흑백의 단순함으로 꾸며져 있다. iOS7에서 사용 빈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쉽게 질릴 수 있는 메뉴 형태다. 하지만 반투명을 활용해 배경에 따라 다채롭게 투영되는 색상은 이런 지루함을 날려준다. 


반투명은 무척 다양하게 쓰인다. 볼륨조절, 앱 폴더, 동영상 재생뿐만 아니라 페이스타임에선 반투명이 기본으로 깔렸다. 전면 카메라에 비친 자신의 얼굴이 반투명 아래에 깔렸다. 또한 앱은 하단 메뉴도 반투명이다. 한마디로 가장 상위 레이어를 반투명을 활용해 색다른 세련미를 담아냈다. 






조니 아이브는 iOS를 맡은 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음에도 확실한 변화를 이끌어 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다소 있긴 하지만 이게 겨우 첫 번째 베타 버전을 공개했을 뿐이다. 정식 버전이 나오기까진 석 달은 족히 남았다. 이 기간에 애플은 그 어느 때보다 iOS에 많은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아이콘 디자인 수정본이 유출되는 사고가 생기기도 했다. 새롭게 리모델링을 한 만큼 과거보다 다듬어지지 않는 점이 더 많다보니, 베타 기간에 수정도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일단 기본 틀은 잡은 만큼 베타 기간에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것은 분명하다. 


iOS7은 새로운 iOS 시대를 알리는 이정표라고 말할 수 있다. 앞으로 iOS 역사를 이야기함에 있어, iOS7 그 이전과 이후로 나누게 될 것은 명확하다. 기본 골격에 새로운 사용자 환경과 사용자 경험을 창조해 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베타 버전을 1주일가량 쓰고 있지만, iOS6 벌써 과거의 유물처럼 느껴진다. 그렇기에 정식 버전에 대한 기대감은 과거 그 어떤 버전보다 높다. 


혹시 iOS7을 쓰고 싶다면, 아직은 말리고 싶다. 배터리는 눈에 띄게 줄어들며, 작동하지 않는 앱도 다수다. 걸핏하면 부팅도 다시 된다. 달리 베타 버전이 아닌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덧붙인다면, 곁모습만 보고 실망했더라도 나중에 꼭 사용해보라고 아야기하고 싶다. iOS7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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